신화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지 않다. 신화의 기능과 의미가 대단히 광범위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. 가령 신화는 상상력의 보고로서 문학, 회화, 음악, 조각 등 예술창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천 중의 하나로 기능해왔다. 또한 신화는 이데올로기의 산실이기도 하다. 통치자나 독재자들이 신화를 국민통합 혹은 대중조작의 수단으로서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흔히 찾아볼 수 있다. 나아가 신화는 종종 자기정체성의 토대로 기능해 왔다. 예컨대 종교인들은 자신이 봉헌하는 종교의 신화체계를 통해 종교적 정체성을 확보하며, 각 민족의 정체성 또한 고유한 신화체계에 의해 뒷받침되어왔다. 본 강좌는 이와 같은 신화 일반론을 배경으로 일본신화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자 한다. 거기서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신화를 통한 일본문화 이해를 추구한다. 이를 위해 초반부에서는 먼저 핵심적인 일본문화코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.